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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그런이야기

2019년 김장 프로젝트

by 이음 2019. 11. 17.

늦은 가을이 오면 가장 큰 행사가 되는 김장, 올해는 11월 두번째 주말이라고 6주 전부터 오빠들에게 알렸는데 온 인간이 하나도 없다.

야....이! 솔직히 김장이라는게 당일에 버무리는 일 보다는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 어렵고 험난한데, 당일에 오는것도 안와. 아오!

오빠들이야 오건 말건, 나는 일정대로 움직이기. 아, 일정대로는 아니구나. 금요일 퇴근하고 가도 집에 갈 방도가 없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왔다.

 

금요일 밤, 집에 갈 채비를 마치고 컴퓨터를 하다보니 반달이,

반달아 엄마 없어도 오빠랑 싸우지 말고 잘 있어야 해. (때리지도 말고 읃어 맞지도 마라 좀!)

 

 

출근할 때보다 일찍 일어나 준비하고 집을 나서본다.

겨울의 새벽은 어스푸름한 이 빛이 좋다.

 

 

이런 느낌도 너무 좋고 : )

이 방향이 아침, 점심, 저녁 어느때곤 참 좋다. 남서향.

 

 

기차역에 도착하고보니 20분 정도 여유가 있어, 엄마가 좋아하는 빵도 몇가지 샀다.

이른 아침이라 20분 남았는데도 빵을 살 수 있지 다른 시간대엔 어림도 없다. 어흑, 

당연히 엄마만 계실 줄 알고 많이 안사고 출발했는데. 집에 손님이 두분이나 계셨네 ^^;

 

 

빵을 사고, 아침엔 모닝 라떼지,

쇼케이스 색감 예쁘다.

샌드위치 맛있어 보여서 먹을까말까 잠시 고민했지만, 기차안에서 혼자 뭘 먹는건 별로라 패스!

 

 

어느새 날이 다 밝았다.

전광판이 고장난건 아닌데, 카메라 프레임에 이렇게 잡히네.

집에 가는 기차는 기차역마다 거의 거르지 않고 정차하는 무궁화호.

 

 

밖의 날씨가 제법 쌀쌀하니, 따뜻한 라떼로-

패키지는 참 예쁜데, 오늘 라떼는 별로네.

 

 

그리운 단양을 지난다.

울긋불긋 단풍도 어느새 절정이고, 

파안란 하늘, 단풍으로 물든 산새, 그리고 넓은 남한강 풍경도 예쁘다. 

 

 

기차역에서 내려 데릴러오신 반가운 얼굴에 인사하고,

엄마가 주문한 몇가지 물품을 사서 집으로 고고-

 

 

자식들 못내려온다는 푸념에 SOS 오신 서울 아저씨들,

매번 감사합니다 : )

나이들면 자식없이 적적하다 하지만, 정작 적적하게 만들고, 슬프게 만드는 원인도 자식이지 싶다.

주변에 마음 맞는 좋은 사람들이 몇 있다면, 자식과 비할 충만감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장하기 좋은 날씨,

등은 따땃하고, 바람은 쌀쌀하고-

언능 버무리고 들어가요. 엄마,

 

 

김치는 차곡차곡 예쁘게 돌돌 쌈싸진 엄마표는 내꺼로 찜콩해뒀다.

나처럼 허술한 술술 풀리는 김치는 누가 가져가도 가져가겠지, 내가 알바야? 꼬우면 김장 돕고 가져가든가. 키키키,

언니는 친정에서 김치를 보내주기 때문에 아쉬울게 없다. 그래서 굳이 김장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젓갈향이 강한 처가 김치를 못먹는 오빠는 와야지, 오빠가 아쉽지 내가 아쉽니.

 

 

김장 준비하는 주중 내내, 엄마 컨디션이 바닥이라 혹시 굴 먹고 탈나실까 싶어 따로 주문하지 않았더니,

조촐한 수육 상차림이 되었다.

열심히 도와주신 아저씨들 드시락고 막걸리도 꺼내고, 대전에서 공수해간 메아리도 잘라 구웠다.

빵이 어쩜 이렇게 부드럽고 맛있냐고 감탄해주셔서 두개 밖에 안사온 나님은 후회했지 (담에 또 사다 드릴께요. 자주 오세요. 일하러 오시라는건 아닙니다.)

 

 

겨울이 왔다고, 엄마가 격하게 예뻐하는 애들만 몇가지 방안으로 들여왔더라.

식물 차별 이렇게 하기 있기냐....

근데 나도 얘들은 예뻐, 겹겹히 꽃 봉우리가 펴지면 왠지 아주 미니 사이즈의 라큘러스처럼 화사하고 청초하다. 

 

 

시금치가 아주 무성하다. 지난 번 보내주신 시금치로 국 끓여서 정말 한동안 잘 먹었는데, 한동안 많이 먹어 물리니 이번엔 아욱으로 가져 옴.

시금치는 이제 보내주세요....... ㅋㅋㅋ

시금치도 두 종류로 자라서 이것보단, 아랫밭 시금치가 더 맛있어 보이더라.

 

 

계절을 모르고 고운 얘는 이름을 모르겠다.

몇 해 전에 서울 아저씨가 모종을 가져오셔서 심었는데 이제 내 키보다 크게 자라 풍성하게 꽃이 핀다.

 

 

집안 곳곳도 가을가을해,

햇볕이 눈부시게 좋으면 화사하고, 흐린 날씨엔 또 우울한 느낌이 난다.

우리 엄마 기분 좋게 매일 매일 화창했으면 : )

 

 

김장 다 끝나고 데리러 온 남친이,

김장이 끝나고 도착했으니 김치 먹을 요량으로 마늘 농사를 짓고 왔다. 키키, 우리집 김치 제일 많이 먹는 사람이니까 군말없이 일함.

일요일 집에 돌아오는 길에 예천 천문우주센터에 새로 생긴 카페를 가봤다.

예천답지 않은 인테리어 오호, 모험으로 선택한 커피는 별로 였지만, 그래도 집에 가서 기분 전환 겸 나들이 하기 괜찮겠더란.

나중에 조카도 오면 조카 데리고 천문우주센터 나들이를 해봐야겠다.

애들이 좋아할 것 같아.

 

2019년의 김장도 (엄마 혼자 고생하고) 무사히 끝났다. 

내가 먹을 김치도 무사히 가져와 김치냉장고에 꽉꽉 채워뒀고, 그래서 든든해.

 

김장할때 백김치, 갓김치, 파김치 노래를 불렀더니 엄마가 해뒀다고 담에 가져가란다. 예, 엄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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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2

  • 착히 2019.11.18 03:45

    저희 집도 엄마랑 저랑 둘이서만 해요
    바로 밑 남동생은 멀리 산다고 안오고
    가까이 사는 남동생은 김치 안 먹는다고 안 오고

    뭐든 아쉬운 사람이 움직이는거긴한데
    그래도 엄마는 김장 했으니 맛보라고 늘 바리바리 당일배송 보내주는거 보면
    기분이 쫌 그래요 ㅡ ㅡ

    일하지 않은자, 먹지도 말아야하는거 아닌가요 ㅋㅋ
    답글

    • Favicon of https://www.eoom.net 이음 2019.11.18 09:32 신고

      제 말이 그겁니다.
      이번엔 그 주에 엄마 컨디션도 너무 안좋았어서, 힘들게 혼자 준비하셨을꺼 아니까... 화가 막...
      회사 일때문에 바빠서 그런거라는거 알아도 화가 나요. 화가 납....
      크흡, ㅋㅋㅋ
      전 그래도 이번엔 택배 못보내게 했어요.
      와서 장작패고 가져가라고 ㅡ.ㅡ

  • Favicon of https://damduck01.com 담덕01 2019.11.18 10:21 신고

    아니 오라버니들은 왜 저 맛있는 수육과 김치를 포기하시는 거래요?
    가서 수육이랑 김치 먹고 싸 오기도 하면 좋을 거 같은데... ^^;
    답글

    • Favicon of https://www.eoom.net 이음 2019.11.20 11:39 신고

      회사에 갑자기 일이 생겨가지고 ^^
      오면 일은 오지게 해야합니다. 그냥 수육먹고 김치 싸가게 두지 않아요.
      노동력을 제공해야 김치가 생기는거죠!

  • Favicon of https://deborah.tistory.com Deborah 2019.11.18 11:05 신고

    우아 김장 김치 담는거 보통일 아닙니다. 몸살 나시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답글

  • Favicon of https://diy10004.tistory.com 다이천사 2019.11.18 11:14 신고

    김장은 사랑입니다.

    몸살은 보너스 ㅋ
    답글

    • Favicon of https://www.eoom.net 이음 2019.11.20 11:41 신고

      그쵸? ㅎㅎㅎ
      전 명절 전 부치는건 별론데 김장은 좋더라구요.
      수육먹는 것도 좋고~ 가족들 다 모이면 해산물도 공수해서 같이 먹고 하면 좋은뎅,
      오빠들이 급작스레 못오게 되어 엄마 컨디션이 안좋아지셔서 ㅋㅋㅋ
      조용히 있다 왔어요 -0-;;;

  • Favicon of https://lsmpkt.tistory.com 가족바라기 2019.11.18 12:28 신고

    김치 색깔이 너무 예쁘네요
    엄마의 손맛에 감칠맛이 날것 같아요
    김장철이 되어가네요
    텃밭에 심은 배추로 김치 담아야겠어요^^
    답글

    • Favicon of https://www.eoom.net 이음 2019.11.20 21:36 신고

      텃밭에 배추를 심어두셨다니 : )
      사실 사는 배추보다 직접 기른 배추가 훨씬 꼬숩고 맛있어요! +_+
      힘들겠지만 즐거운 김장 되시길 바랍니당!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후미카와 2019.11.18 13:29 신고

    김장이 한해의 전쟁같은 행사인데 따님이 새벽부터 달려와주셨으니 얼마나 좋으셨을까?? 도움음 안되지만 예쁜입에 맛난김치 쏙 먹여주는 행복은 엄마꺼니까요..
    답글

    • Favicon of https://www.eoom.net 이음 2019.11.20 21:36 신고

      맞아요. 저는 엄마가 엄청 많은 도움을 바란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얼굴 비추는게 그렇게 힘든가 싶기도 하고 ^^
      다음에 만나면 등짝들을 한대씩 때려주려구요!

  • Favicon of https://koneylife.tistory.com 코니생활 2019.11.18 16:05 신고

    먹는 사람은 그 수고스러움을 몰라도
    얼마나 큰 사랑과 정성으로 만들어지는건지 아신다면 와서 같이 하면 좋을텐데 말이죵
    저는 이번주 주말에 혼자해요 ㅋㅋ
    만들어 먹는데 제일 맛있어요. 김치는 사랑입니다.

    답글

    • Favicon of https://www.eoom.net 이음 2019.11.20 21:38 신고

      주말이 다가오고 있어요!
      날씨가 너무 추운데, 김장은 추울때해야 맛나다고 하지만.... 감기 안걸리게 따뜻한 차 준비하시구,
      후딱 맛나게 김장하세요 ^^

  • Favicon of https://sotori3.tistory.com sotori 2019.11.18 21:58 신고

    저희엄마는 교회에서 권사님들과 같이 하시더라구요 ^^
    김장김치에 수육 최고지요.. ㅠ
    이쁘게 싼 김장이 먹기 아까울 정도네요 ㅎㅎㅎ
    답글

    • Favicon of https://www.eoom.net 이음 2019.11.25 13:59 신고

      그쵸? 엄마가 담그면 무언가 야무지게 딱 싸져서 예쁜데, 제가 하면 우르르 무너질거같은 느낌.... 크... ㅋㅋㅋ

  •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저녁노을* 2019.11.19 05:38 신고

    일년농사...지어놓으셨네요.ㅋㅋㅋ
    고생하셨습니다.
    답글

    • Favicon of https://www.eoom.net 이음 2019.11.25 14:00 신고

      묵은지는 묵은지대로, 새 김치는 또 새 김치의 매력이 있어서 김장은 소중해요...
      엄마 김장 안한다고 할까봐 안된다고 맨날 애걸복걸 ㅋㅋㅋ

  • Favicon of https://moldone.tistory.com 청결원 2019.11.19 07:43 신고

    날씨가 무척이나 춥네요...
    건강 유의 하시고 따뜻하게 입고 아침 시작 하세요~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답글

  • Favicon of https://bbibbi2.tistory.com 잡식성삐삐 2019.11.19 12:01 신고

    사진들 너무나 느낌있어요. ㅎㅎ 저희 집은 여자들만 김장해요.. 경상도에서 컸던 저는 그게 당연한건줄 알았는데 커서 사회생활 해보니 남자들이 김장하는 집도 엄청 많더군요!!! 그 사실을 알고 난 이후로는 김치 사먹어요. 누구 좋은일 시키나 싶어서..
    답글

    • Favicon of https://www.eoom.net 이음 2019.11.25 14:16 신고

      아항, 저희는 어렸을땐 오빠들이 배추 씻고 땅파고 했는데~
      요즘은 엄마가 다 해주셔서 도착해서 버무리기만 하는 수준이에요~ ㅠㅠ
      맞아요. 뭐든 내가, 내 가족이 행복하지 않다면 굳이 유지할 필요 없어요! 암만요!

  • Favicon of https://rich-smile.tistory.com 부자미소 2019.11.19 13:03 신고

    고생하셨어요~~
    이제 맛있게 먹을일만 남았네요^^
    한국의 정겨운 풍습이 되겠죠~~
    답글

    • Favicon of https://www.eoom.net 이음 2019.11.25 14:28 신고

      정겨운 풍습이 되도록 서로 배려하고 이해해야하는데~
      이젠 김장이라는 자체가 악습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더 많은거 같아요 ^^;

  • Favicon of https://chooyeolmae.tistory.com 추열매 2019.11.22 21:14 신고

    일단......반달이에게 너무 심쿵하구가구요.
    김장은 작년부터 옆에서 찔끔찔끔 도와주는척? 했는데도 너무 힘들더라구요 ㅠㅠ
    수육떄매 참고하는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사진 너무 느낌있고 이뻐요!!!
    답글

    • Favicon of https://www.eoom.net 이음 2019.11.25 14:29 신고

      맞아요~ 돕기만 해도 힘들어요. 주체해서 하면 얼마나 힘들지 ㅠㅠ
      몸살나는거 이해해요... 크흡,
      수육은 근데 또 김장날 먹어야 꿀맛이고... 하, 어쩔 수 없어요 ㅋ
      제일 무서운 아는 그 맛을 위해!

  • 으아~ 초반에는 성심당 소보로에 라떼, 후반에는 수육에 김장김치 막걸리가 콤보 연타에요.
    엄마가 계실 때 잘 해야되는데... 이음님은 효녀세요.
    답글

    • Favicon of https://www.eoom.net 이음 2019.11.25 14:29 신고

      히히히, 김장김치에 수육이 젤 맛나유....
      꼬들꼬들 무김치도 있음 진짜 좋았을텐데 아쉽공~~~
      할 수 있는 만큼하고, 바라면 좋겠는데 아직은 할만해요 ㅎㅎㅎ

  • Favicon of https://korea-tour.tistory.com 국내여행기 2019.11.25 14:30 신고

    성심당....대전분이세요?^^ 반갑네용~
    답글

  • 고향이 대전이라서 성심당 빵을 먹고 자란지라...사진보니 빵이먹고 싶어지네요
    저의 어머니와 저는 김장김치는 그냥 사먹습니다. ㅋㅋㅋㅋㅋ 그렇게 아주 오래전에 합의 했습니다.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