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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날

비오는 날 전과 막걸리가 생각난다면? 상대동 한소쿠리전

by 이음 2020. 8. 10.

개인적으로 전이라는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명절이면 혼자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을 준비하는 엄마를 봐와서 그런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시키지도 않았는데 엄마가 전을 부치면 옆에서 뒤집개로 뒤집기 시작했던 것 같다. 삼촌은 결혼을 하지 않았었고, 느즈막히 결혼을 했었을때도 멀리 산다고 늘 음식 마련 끝난, 명절날 새벽 기차로 도착했고, 고모들은 뭐... 그냥 아주 꼴보기 싫었음.

 

도대체 명절은 왜 있어야 하는가 매번 투덜거리며 전을 부쳤는데 또 나름 구색맞춰 전을 부치고 예쁘게 담아 놓으면 뿌듯해서 그 재미도 있었긴 했지만... (게다가 요즘은 새로운 전 레시피를 보면 꼭 한번 해보게 된다. 하....)

 

만드는 게 재밌는 것과는 별개로 갓 만든 전은 상에 올려야 한다고 먹지 못하고 나중에야 데워 먹게 되니 기름 냄새에 질리고, 한번 식은 음식 뎁혀 먹는건 솔직히 맛있다고 느끼질 못했다. 전은 따끈하게 먹어야 맛이지! 그래서 요즘은 정말 딱 한접시만 만든다. 깔깔, 

 

얼마 전 술고래2님과 술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전을 먹고 싶다고 하길래 역시 남자들은 전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건가 싶기도 하고, 먹고 싶다고 하니 집 근처에 몇번 봐두었던 전집 한소쿠리전을 방문했다. 근데 왠걸 너무 맛있어. 역시 남이 부쳐주면 정말 맛있는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비오는 금요일, 도착한 새우도 있었지만 전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또 한소쿠리전을 찾았다. 1시간 야근하고 퇴근했더니 식당이 만석.... 그냥 가야하나? 싶었는데 한 테이블 손님이 계산하고 나오셨다. 나이스 타이밍!

 

 

여러가지 먹고 싶으니 모듬전으로 주문한다. 지평막걸리도 주문했으나 손님이 엄청 많아 바쁘셔서 술은 셀프로 가져다 먹음. 지평막걸리 가지러 갔는데 없어서 두리번 거리니 가져다 주신다는 줄 알았는데 안에 있다고 말씀 하셨다고 ㅋㅋㅋㅋㅋㅋㅋ 듣고 싶은데로 들었나보다. 헤헷, 안에 있다고 말씀 하신 것 처럼 홀 중앙이 나눠져 있어서 안/밖으로 운영중인데 비오는 금요일이라 그런지 정말 빈테이블 없이 빼곡했다. 캬.... 맛집이고만!

 

한참 기다려야 한다고 하셨는데, 각자 핸드폰 하다보니 먼저 김치전을 가져다주셨다.

김치전도 맛있어... 배고프니까 정말 눈 깜짝 할 시간에 비워버렸다. 헷, 김치전으로 요기도 했으니 본격적으로 전을 기다려본다. 꺄!

 

 

시간차를 두고 나왔지만, 모듬전의 구성은 이러하다.

김치전 + 동그랑땡 + 호박전 + 동태전 + 버섯전 + 꼬지전 + 깻잎전 + 고추장떡 + 육전 + 고추전

2만 2천원인데 구성이 정말 너어어어무 좋다. 심지어 미리 부쳐두고 데워나오는게 아니라 시간은 좀 걸리지만 너무 맛있어...... ㅠㅠ

그동안 전 따위라고 치부했던 것들이 이렇게 맛있을 일인가.... 하....

 

 

지평 생막걸리... 전에 왔을땐 다섯병 마신거 같은데, 오늘은 둘이 모둠전 먹으니 딱 한병이 맞다.

기름진 전에 달달~한 막걸리 들어가니 캬.......... +_____+

술도, 전도 오래 기다려서 먹으니 더 꿀맛같이 느껴지는 듯!

 

 

전이 정말 하나하나 맛있다.

전엔 가위도 주셨던거 같은데 세명이라 그랬나?! ㅎㅅㅎ

동그랑땡은 정말 부드럽고 촉촉하고, 퍽퍽한 느낌이 1도 없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맛,

다른 전들은 말해 뭐해. 굳이 간장을 찍어먹지 않아도 기본 간들이 베어있어 맛있고, 반찬으로 나오는 양파 짱아지 얹어 먹으면 아삭아삭, 느끼한 맛도 잡아준다.

 

 

육전은 서빙되어 나오면 식기전에 먼저 먹어줘야한다. 식으면 맛없으니까, +_+

부드럽고 따끈하게 먼저 호로록 먹어주고 다른 전들을 즐기기. 흐흐흐, 고추전도 맛있고 깻잎전도 맛있고, 다진 고추가 씹히는 고추장떡도 맛있다. 

 

게눈 감추듯 모듬전과 막걸리 한병을 비웠다. 

다 먹고 계산하는데 음식이 늦게 나와서 많이 기다리지 않았냐고 물어봐주셔서 좋았고 : )

오래 걸려도 좋으니 바쁘다고 미리 부쳐뒀다 나오는 일 없었음 좋겠다.

 

담에 또 먹으러가야지, 

 

 

 

댓글13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후까 2020.08.10 11:48 신고

    전을 보니.. 먹고는 싶은데 허리아프네요 ^^ 명절 증후군인가? ㅋㅋ
    답글

  • 착히 2020.08.10 15:19

    맞아요 ㅠ
    전은 남이 부쳐주는 걸 먹어야 맛있...
    근데 제사상 올라가야해서 먼저 못 먹어요?
    전은 생명은 스피드인데?
    답글

    • Favicon of https://www.eoom.net 이음 2020.08.10 23:10 신고

      제사 음식 만들때는 그래욤 ㅠㅠ
      미리 만들어두고 하면 되지만 그렇게 까지는 너무 힘들고 ㅋㅋㅋ
      각자 할일이 있기 때문에 모여서 전 부쳐 먹기 쉽지 않습니당 깔깔,

  • 스스무 2020.08.10 21:25

    크헙크허서허험.... 막걸리ㅠㅜ
    이히이이유ㅠㅠㅠㅠㅠ
    포천 막걸리맛 보여두리고파요...!
    답글

    • Favicon of https://www.eoom.net 이음 2020.08.10 23:10 신고

      포천 막걸리가 그렇게 맛있다면서요?
      북녘엔 좋은게 많은거 같아요. +_+
      제일 좋은건 스스무님? 히히,

  • 우앙.. 사진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는것 같아요 ㅠㅠ
    내일부터 다이어트인뎁 ..
    저두 오늘은 맛난거 먹어야겠네요 ㅎㅎ
    답글

  • Favicon of https://damduck01.com 담덕01 2020.08.11 11:58 신고

    감바스 포스트에서 막걸리랑 전 생각이 나셨다고 해서 새우를 제쳐두고 전을 해 드신 건 줄 알았는데 사서 드신거였네요.
    이건 패스~ ^^
    답글

  • Favicon of https://deborah.tistory.com Deborah 2020.08.11 19:44 신고

    비오는날 분위기 살리기는 이런 막걸리에다 부침이 최고죠. 거기에다 말이 잘 통하는 친구 하나쯤 동반하면 금상첨화입니다.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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