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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만반응해

한밤, 중성화 수술 기록

by 이음 2021. 3. 2.

설 연휴에 집에 다녀왔더니 남자친구가 전하는 말. '밤이가 새벽에 너무 울어'

 

뭐라고?! 동공지진.... 밤이는 정말 너무 애기 같아서 정말 발정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반달이 때는 여아를 키워본게 처음이고 암컷 중성화 수술은 개복 수술이다 보니 무섭고 긴장되서 최대한 늦게, 몸무게, 개월 수 맞춰 하려고 '고양이 발정'에 대해 세상 예민하게 지냈다. 집은 어둡게 하고 최대한 궁디 팡팡도 안해주고... 근데 밤이는 너무 긴장을 풀고 있었네...  

아무래도 발정 온 거 같은데? 라고 했더니 무슨 벌써 발정이 오냐고... 근데 발정인거 같은데? 쪼끄만게 까져가지고 ㅠ_ㅠ

역시 남다른 면모를 보여주더니 발정도 이렇게 빨리 올 일인가... 후후후, 고양이 카페를 찾아 섭렵해보니 3개월에도 발정이 오는 케이스가 있다고;;;

밤이는 개월로는 6개월, 주수로는 꽉 채운 5개월이라 그럴 수 있구나 하고 현실에 수긍했다. 애교가 많다고 오구오구 너무 예쁘다 했던게 지나고 보니 다 발정의 조짐이었는데 내가 너무 무심했어....ㅠ_ㅠ 힝구, 미안해...

몸무게가 조금 더 나갔으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2.6kg이고, 다니던 병원에 부랴부랴 예약을 잡았다. 설 연휴라 월요일에 연차를 내고 제일 빠른 시간이 예약을 잡았다. 반달이때 한 번 겪어봤다고 긴장이 덜한건 아니었다.

 

 

반달 : 집사야 얘 좀 이상하다냥?

한밤 : 내가 뭐! (건들건들)

 

 

새벽이면 캣휠을 돌리며 울고불고 난리가 나서 방에 이부자리 깔고 피난민 생활을 했다. 근데 큰 고양이들은 왜 다 따라왔엉! 좁다구 ㅠㅅㅠ

작은 방에서 침대를 거실로 빼면서 이사갈때까지는 창고로 쓰고 있었어서 한 사람 누으면 딱 맞는데 이 고양이들이 다 따라 들어왔다. (아잉 좋아 ///ㅡ///)

 

 

수술 하기 전에는 금식이 기본이니까 큰 고양이들도 같이 굶었다. 밥 싹 치우고 바닥에 돌아다니는 사료가 없도록 청소기 돌리기까지 완료. 밤이는 어슬렁 어슬렁 밥 없냐고 내내 돌아다녔다. 그에 비해 큰 고양이들은 뭔가를 눈치챈건지 진짜 밥달라고 보채지도 않았다;

평소였으면 밥그릇 비면 새벽에 얼굴에 빵꾸가 나도록 핥아대는데; 

 

 

금식의 시간을 보내고 병원 갈 준비 완료.

아침에 일어나서 예약 시간이 될 때까지 심장이 벌렁벌렁. 사실 전날부터 계속 심장이 벌렁벌렁 했다. 한번 겪어봤다고 두번째가 절대 아무렇지도 않은게 아니더라... 게다가 밤이는 아직도 내게 너무 애기 같아서 눈물이 ㅠ_ㅠ

그래도 고양이가 발정이 왔을때 교미를 하지 못하면 스트레스와 고통이 엄청나다고 하니 어쩔 수 없어... 너도 아무것도 몰라도 너의 몸이 이상하니까 울고 불고 하는거자나, 내가 평생 책임질게 나랑 평생 같이 살자 ㅠㅅㅠ

 

 

접종 마치고 항체검사를 미처 하지 못했는데 수술 전 혈액검사 받으면서 항체검사까지 같이 부탁드렸다.

혈액검사 소견은 수술이 가능한 수치라고 하셔서 다행히 바로 수술에 들어갔다. 밤아 잘 하고 오렴....

 

 

요건 항체검사 키트. 반달이때는 이런거 못받았는데 밤이는 이런 것도 있네!

밤이라고 적혀있다 : )

항체가 생겼다는 거라고 보여주셨는데 아래부터 파보, 허피스, 칼리시 바이러스 항체라고 한다. 허피스 항체 수치가 3밖에 되지 않아서 흐릿한 편인데 파보와 칼리시 수치가 워낙 좋기 때문에 딱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환절기와 스트레스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우리 큰고양이들 어쩔.... 얘들아 힘내!

 

 

그렇게 12시에 집에서 나가 수술 전 검사 > 수술 > 수액 처치까지 마치고 8시간만에 집에 돌아온 밤이

밤이 수술 받고 회복하는 동안 환묘복 만들어주려고 어린이용 레깅스를 사왔는데 우리 밤이 생각보다 튼실하네?! 너무 꽉 끼어서 보는 내가 불편하니 내 잠옷을 잘랐다. 하하하하, 그 바람에 민소매 원피스로 변신했고 밤이랑 나랑 커플룩을 입었지.

밤이한테 입혀두니까 정말 너무 촌뇬같음 ㅋㅋㅋㅋㅋㅋㅋ

 

 

수술하고 왔는데 밤이 보자마자 하악질하고, 밤이도 하악질하고 난장판 ㅋㅋㅋㅋㅋㅋㅋㅋ

야....... 너도 똑같았거든?! 어처구니 ㅋㅋㅋ 보름이랑 반달이랑 둘이 더 베프되서 딱 붙어 있다. 야 보름이는 너한테 하악질은 안했어!

 

 

밤 12시에 스틱으로 된 습식 하나만 먹이고, 습식 급여 가능하면 아침에 소량으로 급여를 시작하라고 하셔서 12시에 스틱을 깠다. 세상 그때부터 배고픈게 각성되었는지 더 달라고 앵앵 ㅠ_ㅠ...

반달이는 처음 밥먹을때 소리내면서 감동하면서 먹었는데 얘는 그냥 전투적으로 먹는데 너무 빨리 먹어서 더 달라고 난리.... - ㅅ -

하지만 집사는 FM이라네, 자네. 그냥 나와 잠드세! 

새벽에 1도 못일어나는데 정말 6시 좀 안되서 눈 번쩍 뜨고 일어나 아침 챙겨 먹였다. 한스푼 정도 으깨서 나눠주고, 다시 잠들었다가 원래 일어나는 시간에 밥 넉넉히 줬더니 정말 코박고 먹어;;ㅋㅋㅋ

점심까지는 습식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출근했다 점심시간에 집에 들러 밥 챙겨줬다. 보름이, 반달이 너네 아플때도 내가 다 이렇게 했어.... 진짜거든?!

 

 

내 비록 밥은 제대로 먹지 못했어도 밤이 잘 회복해서 밥 먹는거보니 너무 고맙 ㅠ_ㅠ

 

 

반달이 때는 상처도 깔끔했던거 같은데 밤이는 왠지 상처도 더 크게 느껴진다. 애가 너무 작아서 그런가 더 짠한 느낌.

반달이 때 무서워서 소독 슬슬 했다가 딱지 생겨서 이번엔 딱지 안생기게 소독 잘했다. 근데 기집애 소독 할라고 그러면 엄청 난리 침

 

2월 15일 수술,  2월 24일 실밥 제거하고 환묘복은 이틀 정도 더 입혔다 벗겼다. 

안그래도 짧았던 2월이 설 연휴와 밤이 중성화 수술로 정말 폭풍같이 지나갔다.

하얗게 불태웠어.

 

 

 

댓글16

  • 니트 2021.03.02 13:47

    한밤이가 벌써 중성화 할때가 되었군요.
    아기인줄 알았는데 ㅎㅎㅎ 무사히 잘 끝나서 다행이에요
    답글

    • Favicon of https://www.eoom.net 이음 2021.03.22 16:47 신고

      너무 어리고, 작아서 정말 걱정했는데 다행히 수술도 잘되고 회복도 잘 했어요 : )
      진짜 다행에요 ㅠ_ㅠ

  • 시간은 참 상대적으로 지나가는 것 같아요. 나한테는 느린데 다른 사람한테는 휙 ~ 하고. 동물이랑 사람의 시간이 이렇게도 다른 게 느껴지네요. 좋은 글 감사드려요.
    답글

    • Favicon of https://www.eoom.net 이음 2021.03.22 16:48 신고

      맞아요. 마흔이 되고 나니 시간이 어쩜 이리도 빠른지 모르겠습니다.
      새해가 밝은지 얼마 안된거 같은데 정신차리고 보니 곧 4월이 가까워오네요 : )
      기록가님의 시간은 더디 흐르시나봐요. 부럽습니다! 헷,

  • 스스무 2021.03.02 14:52

    아니... 밤이 벌써 중성화...ㅠㅠ
    고생하셨어요 이음님.. 밤이도 크느라 고생해따아아아

    와중에... 밥 치우고 돌아다니는 사료 있을까봐 청소기 돌리셨다는 거에서..
    빵터졌어요.. 아아... 매정한 집사여...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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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www.eoom.net 이음 2021.03.22 16:49 신고

      매정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
      안되요. 아무거나 주워먹으면 큰일난다구요.
      12시간 금식인줄 알고 갔는데 8시간.... (1차 미안)
      물은 마셔도 되는 줄 몰랐는데 (2차 미안...)
      근데 12시간 금식에 물도 안마셨음 더 좋다고 하셔서 안심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착히 2021.03.02 15:41

    우리 둥이가 애기때부터 남달랐어요
    싸한 기분이 들어
    3개월 접종하러 병원갔을 때
    "5개월은 되어야 가능하죠?" 질문했더니
    "아이고, 고 놈 참 실하네요"라며 바로 수술;;;
    몸무게 딱 2키로였는데 말예요

    수컷인데 피범벅이 되고
    애는 무서워서 날 보자마자 똥을 싸고
    난리도 그런 나리가 없었어요

    그거 보고 제가 경악을 해서
    수컷 중성화 수술이 왜 이렇냐고 승질을 막 내고 왔...
    다음날되니 멀쩡해져서 돌아다녀 다행이긴 했는데

    전 너무 승질나서 그 날 이후 병원 바꿨었어요 ^^;

    벌써 10년이 지났는데도
    애들 수술은 가슴아픈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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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lifeground99.tistory.com Za_ra 2021.03.02 16:17 신고

    중성화 수술은 필수이긴 하죠~~~
    빨리 회복 잘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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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schluss.kr Normal One 2021.03.02 18:52 신고

    헐, 새 친구 입양하셨다는 글을 본 게 얼마전인 것 같은데, 벌써 심영냥으로(?).... 올해들어 블로그에 자주 못 들어오다 보니 시간의 무게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아무쪼록 무사히 넘기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답글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후까 2021.03.02 20:39 신고

    아이코..아가가 힘들었겠네요.그래도 이거 이겨내고 오래 살았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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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아리 2021.03.03 06:22

    밤이가 벌써 중성화수술을 하다니.. 세상에 진짜 반달이 때보다 엄청 빠른 느낌이에요 ;ㅁ; 그래도 수술 무사히 마치고, 돌아와 밥도 잘 먹으니 정말 다행입니다! 수술한 상처도 잘 아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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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rim 2021.03.03 09:22

    고생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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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 고양이 친구가 하나 늘었구나 했는데, 고생했군요.
    우리 밤이, 무럭무럭 자라기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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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damduck01.com 담덕01 2021.03.04 11:09 신고

    그래도 회사랑 집이랑 가까워서 다행이네요.
    점심시간에 다녀올 수 있을 정도면요.
    중성화 하~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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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rassori.tistory.com 라소리Rassori 2021.03.08 17:49 신고

    곧 다 나아서 붕붕 날아다니겠죠? 모두 고생 많으셨네요ㅠ 환묘복 귀여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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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happy-q.tistory.com 해피로즈 2021.03.22 16:45 신고

    오마나, 애기가 벌써... ㅠㅠ
    "쪼끄만 게 까져가지고" 에서, 잠깐 웃음도 나고 안쓰럽기도 하고...
    애기가 벌써 까지고 싶어서 그런 것도 아닌데 짠하넹...
    그나저나 제가 늦게 와서 벌써 한 달도 더 지났네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