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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아침상념

문장대는 등산이 아니라고 했잖아!

by 이음 2021. 4. 21.

일요일 정오가 지난 시간 갑자기 문장대를 가게 된 사연은 작년에 남자친구가 익산에서 사온 염주를 나님이 잃어버린데서 시작되었다. 하..... 망할 염주, 나님아 왜 남친의 소중한 염주를 잃어버린거니... 흑흑, 한동안 아무말 안하기에 잊고 있었는데 날이 따뜻해져서 팔목이 노출되서 그런가 왜 또 염주 타령이얏! 이직도 했고 하고 싶은거 다 했잖아! 어쨌든 '자기가 잃어버린 염주' 타령에서 벗어나기 위해 염주를 사러갔다. 어디로? 속리산 법주사로 ^^ 

 

연애 초기, 그러니까 어어언 17년? 18년 전 즈음에 데이트 하러 속리산 법주사를 간적이 있었다. 그때 구두를 신고 만났는데 문장대를 가자고 한 그대는.... 미친거였던가.... 그때 문장대가 어떤 곳인지 알았더라면 진즉 혼자가 될 수 있었을텐데... 아쉽넹... ^____^

 

나는 정말 문장대가 어딘지 꿈에도 몰랐다. 속리산에 있는 무언가라고 알고 있었지.... 그런데 문장대가 산꼭대기였다니......... 다 부셔버릴꺼야! 하지만 부셔진건 내 발바닥이었다.

 

 

 

세 번 정상에 오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사계절 모두 인기만점, 속리산국립공원의 대표 탐방코스

문장대는 산책길이라며 법주사탐방지원센터에서 세심정까지는 산책길이 맞았다. 그럼 거기까지만 했어야지 저기욧?! 이게 정말 등산하는게 어려운건 아니었는데 스틱도 없었고, (후반부로 가니까 스틱이 절실했음) 우리가 입장권 끊은 시간이 거의 오후 2시라... 왕복 6시간 코스를 다녀오기엔 너무 늦은 출발이었던 것....ㅠㅠ

 

 

하지만 출발할때 기분은 몽글몽글 이렇게 좋았다.

하늘도 예쁘고, 공기도 맑고!

 

 

깨끗한 하늘, 분홍 꽃잎, 초록 새싹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풍경 : )

 

 

법주사에서 세심정 올라가는 길이 좋았던 이유가 오래된 나무들이 많아서 키 큰 나무들이 빼곡해 너무 풍경이 이쁘다. 부쩍 자라 키 자랑하니 그늘이 풍족해도 시야가 탁 트여있다.

 

 

여기까진 아주 좋았어. 그래서 여기까지만 했어야 했지, 우리는 잘못된 선택을 한거라고!

나는 문장대에 대한 지식이 없으니 낚였고, 코스가 힘들었던건 아닌데 시간이 너무 없었다. 하... 내려와야 하니 중간중간 충분히 쉬지도 못하고 꾸역꾸역 올라갔다. 끝도 모르고....ㅠㅠ 왜 가도가도 나오질 않니?!

나중에 집에 돌아오는 길에 찾아보니 법주사 - 문장대 왕복 코스가 휴게시간 포함 6시간 30분이라는 걸 보고 남자친구한테 소리를 질렀다. 야!!!!!!!!!!!!!!!!!!!!!!!!!!

 

 

진쩌 제일 마지막에 이런 돌로 된 계단이.... 흑흑흑, 올라도 올라도 계속 보여.... 내 스틱은 왜 차에 있는거야? 가벼운 곳이라고 그냥 가도 된다기에 뭔가 불안한 마음에 등산화는 우겨 신었는데 스틱은.... 수납 좋은 스틱을 새로 사야겠다. 남자친구를 절대 믿어선 안돼. 

언덕 넘어 보이는 암벽덩이가 문장대일리 없다고 현실을 부정해봤지만... (네, 그곳이 문장대였어요.) 여길 넘어가면 쉼터가 나온다. 남자친구가 내 속도 맞춘다고 계속 같이 걸어주는데 하나도 안고마워. 제발 저 위가 끝인지 확인 좀 하고 오라고! 너는 안힘들자나 ㅋㅋㅋㅋ 이렇게 절규하던 때가 오후 4시를 훌쩍 넘었을 때다. 봄이라고 해도 해가 지면 산은 금방 어두워지니 슬슬 내려갈 걱정도 되고, 여기까지 왔는데 오기도 나고... 하... 마지막 힘을 다해 올라갔다.

 

 

쉼터에서 문장대로 넘어가는 길목, 그 와중에 넌 왜이렇게 예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오후의 햇살을 잔뜩 받아 곱다. 고와!

 

 

그렇게 내가 너의 존재를 알고 꼭 18년만에 만나게 되었구나?! 문장대야.................... 

저 철제 계단 끝까지는 절대 올라갈 수 없는 곳이라 중간에서 패스 했다. 무서워, 무섭다고! ㅠㅠ 여기까지 왔는데 억울하지 않냐는데 나는 저 비석 봤으니까 됐거든? 진짜 하나도 안궁금하고 하나도 안아쉽다고!

 

 

여기서만 봐도 충분히 너무 높고 무서워....ㅠㅠ

높은데 올라가서 가슴이 뻥 뚤려야 그게 등산하는 맛일텐데 나는 너무 무서운 것. 올라가자 마다 내려가고 싶다. 흑흑,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챙겨온 플모를 꺼내 인증샷을 찍어본다. 사방이 낭떠러지라 너무 무서워서 이렇게 밖에 찍을 수 없었다. 심지어 남자친구 플레이모빌 다리도 부러졌음... 바지 맘에 드는데 새로 사야지 ㅋㅋㅋㅋㅋㅋ

 

 

풍경은 너무 좋다. 사진으로 보니까... 아 이랬구나 싶네.... 진짜 정상을 여유롭게 즐길만큼의 담력이 나한테 없는 것.... 흑흑, 그것이 현실이다. 나는 아래에 있고 남자친구는 꼭대기에서 경치 구경을 했다. 안무섭냐니까 무섭다고 하는데 그래도 그걸 이길만큼 좋은가보다. 하지만 나는 아니야. 놉!

 

 

이정도도 나는 괜찮아. 그러니까 빨리 내려가자! 해진다고!

 

 

 

 

돈 주고 산 스틱은 차에서 편하게 쉬고 있고 남자친구가 주워다 준 나무를 짚고 내려와도 내려와도 끝이 없는 하산 길을 거의 두시간 가까이 걸려 내려왔다. 그리고 세심정에서 고된 나의 문장대 산행을 함께 해준 나무와 작별했지, 안녕. 고마웠어!

 

 

내려오는 길에 사람 정말 1도 없고, (우리 뒤에 있던 사람들은 도대체 언제 내려오려는건지 안보였다.) 도중에 한 커플은 택시 불러서 내려가시던데 부럽...... 부러웠다고! 흑흑,

 

 

너무 피곤했지만 정말 사람이 없어서 여유롭고 둘이 걸으니 좋았고, 저녁 햇살이 비치는 풍경이 너무 신비롭고 예뻤다.

아직 지지 않은 벚꽃도 만났고,

 

 

주변에 사람이 없으니 이런 예쁜 풍경도 오롯이 다 우리꺼였다. 전세 낸 기분 : )

 

 

이런 사진을 찍어도 프레임에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고!

 

 

내친 김에 매표소 사진도 찍어봤다. 법주사 방향에서 문장대를 가려면 주차장 종일 주차비용 5천원과 성인 입장도 5천원이 필요하다. 곧 우리는 만오천원을 썼다는 얘기지, 매표소는 카드결제가 되는데 주차비용은 현금 지불을 해서 카드 가능 여부는 모르겠다. 어쨌든 주차장이 무조건 종일 요금을 받는 이유가 있었다. 하..........

 

 

이런 귀요미 사진도 담을 수 있어! 그래도 프레임에 아무도 나오지 않아! (하하하하하하하)

 

주차장까지 내려오니 가게도 거의 문을 닫았었다. 주차장에 남아 있는 차도 대여섯대 밖에 없었고;  

아침에 라떼 한잔과 케이크 두조각 나눠 먹은게 전부인데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후 7시였다. 제발 밥은 주라고...... 죽고싶냐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떨이하는 호떡을 사먹었다. 도대체 산 밑에서는 왜 호떡을 파는거지? ㅋㅋㅋ

남자친구는 두개. 나는 하나, 집에 가는 길에 임시휴게소에 들러 핫바도 사먹었다. 식탐이 폭팔한 저녁이었지. 후후후후, 당분간 문장대 얘기하면 가만 안둬!!!!!!!!!!

 

 

앗, 그리고 남자친구에게 문장대 정상에서 찍은 사진도 받았다.

 

위에서 보면 이런 풍경이구나? 

역시 사진으로 보는게 최고야! 짜릿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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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2

  • 스스무 2021.04.21 20:55

    가슴 탁! 터지면서 크햐아어~~~~ 이건데
    무서우시다니 힝

    이음님 블다나 레키 4단 스틱을 사세욤
    챡챡 접어서 배낭에 넣으면 딱! 조아요
    답글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후까 2021.04.21 21:06 신고

    왕복 6시간이요 ? 이요? 이요?? 꺼어어억// 호떡이 허버허버 들어갈 듯.. 사방이 낭떨어지라서 스릴은 있었겠어요 ㅋㅋ
    답글

  • Favicon of https://the3rdfloor.tistory.com 슬_ 2021.04.22 01:12 신고

    아니 언제 오셨대요. 다음엔 연락 주세용 ㅋㅋㅋ (문장대 같이 올라간단 뜻은 아님)
    오후 2시에 가면 정말 고생하셨을 것 같아요.
    저도 몇 번 안 올라가봤지만 오전 9시에 가서 12시에 정상 찍고 내려오는... 그런 코스인데?
    너무 힘들어서 시간이 뚜렷하게 기억나요. 내려오고 나서는 무조건 자고요 ㅋㅋㅋㅋ
    다음날 갓태어난 사슴처럼 다리가 후들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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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터에서 넘어 가는 길목에 꽃 정말 이쁘네요
    답글

  • 2021.04.24 01:25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니트 2021.04.24 13:12

    문장대는 잘있군요.

    저는 여길 고등학교 소풍때 갔어요. 수학여행이었나... 암튼
    문장대 올라가야 대학간다고??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릴하는 선생님에게 낚여 문장대 올라갔었어요.

    그 후로 다신 안가는 곳입니다. ㅋㅋㅋㅋㅋ 마지막에 돌계단 코스가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네요. ㅎㅎㅎ


    그러니까 문장대는 이음님 말씀처럼 사진으로 봐야하는 곳이죠.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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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lsmpkt.tistory.com 가족바라기 2021.04.24 21:57 신고

    문장대 정말 멋진곳이네요
    전 힘들어 포기했을것 같아요
    보는걸로 만족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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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raonyss.tistory.com 라오니스 2021.04.25 10:20 신고

    남자친구만 본 풍경이지만
    문장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좋긴 하네요 ...
    그래도 이렇게 무리하게 오르는 것은 지양해야겠습니다. ㅎ
    법주사까지는 갔는데, 문장대 오래 걸리는거 보고 못갔거든요 ..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산행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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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raycat.net Raycat 2021.04.27 01:25 신고

    호떡은 요즘 유행인것 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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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저녁노을* 2021.04.28 05:59 신고

    산새가 아름다운 곳이네요.
    ㅎㅎ
    잘 보고가요
    답글

  • Favicon of https://damduck01.com 담덕01 2021.04.28 07:53 신고

    허~ 6시간 30분.
    속리산 문장대 저는 갈 일이 없을 거 같은데요. ^^;

    전 이음님이 등산 좋아해서 남친분을 끌고 다니는 줄 알았는데 그 반대였군요. ^^

    답글

  • nerim 2021.04.29 11:22

    와.. 문장대.
    전 파릇했던 초등생 시절에 올라가본게 마지막이네요. -.-;;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