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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했던 시간

6월 그녀와의 만남

by 이음 2021. 6. 30.

포스팅을 해야하는데 못하고 있는 컨디션 난조의 나날들 😥

이 문구를 적어놓고 일주일이 지나버렸다. 하아, 그동안 두통이 있어 병원을 다녀왔고 조제받은 약을 먹으면 봄날의 병든 닭처럼 곯아 떨어져 잠에 빠져들어 좀처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러는 동안 도시락 포스팅도 밀리고, 뭐부터 써야할지 멘붕!

 

6월의 셋째주 주말엔 병아리가 대전에 왔다. 그런 병아리를 처음으로 반갑게 맞아준 밤이! 

밤이는 이로서 접대묘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오래 묘생을 산 보름이는 이제 반겨주지는 않아도 의연하게 쳐다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세상 쫄보 반달이는 안쓰럽게 숨어들어 세상 짠한 고양이가 되었다.

 

어쨌든 우리 집에 온걸 환영해 이모! (이모지 언니는 아니잖아?!)

온몸으로 환영의 인사를 건네는 밤이. 장하다, 밤아! 역시 고양이 세마리는 키워봐야 접대묘 성격을 지닌 고양이도 반려할 수 있게 되는 건가... 역시 인생은 삼세번....

 

 

반가움의 인사는 이쯤에서 그만하고 우리는 우리의 시간을 보내러 외출,

모두 오랫만에 나서는 불금이라 기대했지만 우리는 쫄보였다. 가고자 했던 식당은 대기까지 있었고 바글바글한 식당안을 보니 우리는 지금까지 딴 세상에 살았나 싶은게 이질감이 들었다.

 

 

그나마 사람이 제일 없는 식당을 찾아 걷고 걸어, 메인 거리에서 멀어질수록 식당도 한산해지는 매직을 겪으며 도착한 마이램, 오랫만이다. 맛있는건 이미 알고 있으니 꽉 채워지지 않은 매장안에 안도하며 빠르게 착석했다. 만나서 적당한 식당을 찾는 동안 우리는 너무 허기졌으니까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주문을 마치고 맥주 하나 소주 하나를 추가로 주문했다.

그 후에 냉장고에서 차갑게 보관되어 나온 컵. 그래 바로 이거지!

 

 

오랫만에 그녀가 만들어주는 소맥도 마시고 : )

거의 5개월만인가? 1월에 만나고 못봤으니 5개월만에 맞는가보다. 다음번엔 어린이 만나야지 : )

 

 

양갈비와 등심 4인분을 주문했다. 셋이지만 4인분을 먹지 못할리없으니까 : )

 

 

볼때마다 탐나는 구이판, 가정용도 있던데..... 그냥 그렇다구~

직원분이 적당히 고기를 잘 구워주기 때문에 직원분 안오는 타이밍에 야채가 타지 않도록 야채에만 신경써주면 된다.

 

 

고기가 다 익은 타이밍에 기가막히게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을 받으러 나간 남자친구는 모르겠고 우리는 먹자 : )

으항, 오랫만에 먹어도 맛있다. 육향이 거슬리지 않고 육즙이 풍부해서 이맛이지!를 감탄하며 뇸뇸뇸. 사실 나는 누가 비싼 음식을 사준다고 해도 그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별로 같이 먹고 싶지 않다. 가까운 사람일지어도 그 음식의

아름다움을 교감할 수 없으면 식사가 즐겁지 않은데 굳이 불편한 사람과 비싸고 좋은 음식을 먹을 필요가 없다.어린이와 병아리와 식사는 작은 것도 감탄과 음미로 이어지니 마냥 즐거울 수 밖에 없다.

 

 

양등심을 후딱 해치우고 대망의 양갈비로 넘어간다. 야채로 한판 깨끗하게 먹었다.

 

 

야채는 양파와 새송이버섯 정도를 추가로 준비해주셨고, 어디선가 마늘쫑을 구워먹은 적이 있는데 마늘쫑도 있으면 좋았겠다 : )

양갈비는 두쪽 굽고, 굽자마자 남은것도 마저 구워주십사 요청했다. 빨리 먹고 2차 가야지. 2차는 집이닷!

더이상 밖에 머물 자신이 없어. 집 밖은 위험해.

 

 

2차는 집에서, 어화를 배달해서 먹기로 했다. 이 금요일에 정기 휴일이라니 실화야? 아쉽다. 아쉬워.

언젠가 혼자서 어화의 카이센동을 주문해 먹었는데 이소베마끼가 의외로 너무 맛있었다. 제주도에서 먹은 고등어회는 내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이소베마끼는 좀 새롭고 신선했다. 병아리와 함께 먹고 싶었는데 휴일이라니 어쩔 수 없지. 그럼 나의 최애 일식집 스시정에 주문을 넣어본다.

 

 

고노와다와 계절사시미를 주문하면서 후토마끼도 추가로 주문했다. 배불러도 이정도는 먹을 수 있지, 우린 나약하지 않아! 그리고 남자친구도 있으니까 라고 호기롭게 주문했으니 정작 남자친구는 술에 취에 도중에 먼저 잠들어버렸다. 그래도 우리 둘이 잘 먹었지....ㅋㅋㅋ

 

 

사시미는 이렇게, 사실 이렇게 구분된 포장보다 예전처럼 한접시에 구분없이 포개져서 오는게 더 소담스러워서 좋은데 (그래서 어화의 사시미 포장에 취향저격) 사진으로 보니까 또 먹구싶네. 쫀득한 회 먹고싶다. 눈으로 뇸뇸뇸.

 

 

초밥밥은 사시미에 원래 따라오는건지 서비스로 넣어주신건지 모르겠다.

덕분에 회 얹어서 아쉬운대로 셀프초밥 만들어 먹으니 꿀맛 : )

 

먹고 마시고, 얘기하고, 밤이보며 웃고 새벽녘까지 즐거웠다.

그래도 우리가 맞이할 내일이 토요일이라니 기쁘다.

 

 

아침에 일어나 병아리가 사온 빵과 함께 모닝커피 : )

생명수 같은 아아로 정신 차리고 나갈 준비. 전날 과음으로 인한 숙취가.... 큽....

 

 

기분전환하러 왔으니 확실하게 기분전환 해야지, 기분전환엔 바다다!

밖으로 나오니 하늘이 너무 예쁘다. 와아!!!!

 

새만금으로 순간이동 : )

오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소세지 하나 먹었더니 밥 먹기엔 조금 이르고 새만금방조제를 달려 중간 어느 휴게소에 내렸다. 오른쪽엔 차들이 쌩쌩 달리는데 이 도로는 무엇인지 이용하는 차는 없고 라이딩하는 사람들만 종종 보였다.

 

 

저쪽은 육지인데 그냥 보면 수평선같다. 수평선일까 지평선일까.

오랫만에 바다 보니까 나도 신나! 신나!

 

 

여기저기 두서없이 피어있는 꽃들도 예쁘다.

 

 

햇살은 뜨겁지만 의외로 덥지 않아서 어디에 앉아서 쉬고 싶어 차에서 돗자리를 가져와 소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잡았다.

누워서 하늘보며 멍....은 아니고 나무에 옹기종기 모여 열심히 거미줄 치고 있는 거미들을 셌다. 

여러분 근데 나 빨리 밥먹으러 가고 싶은데 나만 그래?

 

사실 봄부터 남자친구가 군산갈까? 라는 떡밥을 여러번 날렸는데... 매번 낚이고야 말았다. 한번은 짬뽕을 먹자며 꼬셔놓고 갑자기 안간다고 해서 얼마나 서러웠는지. 나가고 싶은 것도 자기 맘이고 나가기 싫어지는 것도 자기 맘이야! 이 변덕쟁이 같은 영감탱이....

어쨌든 그때 찾아둔 맛집을 병아리를 앞세워 방문하려는 야심찬 계획이 실행에 옮겨지는 순간. 짜릿해! 최고야!

 

 

그 식당은 바로 대북경. 끓여먹는 해왕짬뽕이 너무 인상적이었는데 왕짜장도 너무 궁금해 시켜봤다. 근데 생각보다 왕짜장이 너무 맛있었다. 해물도 정말 듬뿍 들어있고, 집에서 진미춘장을 볶아서 만들면 나는 그 특유의 우리집 집밥같은 느낌이 있다. 아빠가 어렸을때 춘장을 볶아서 야채 듬뿍 넣고 짜장을 만들어줬는데 그 맛이 생각나서 그리웠다. 면발이 가는 편이라 소스가 넉넉이 함께 입에 들어와서 맛이 풍부해 : )

 

짜장이 너무 맛있다며 혼자서 거의 절반을 먹은 남자친구는 조금밖에 안먹었는데 배가 부르다며....(절반이면 1인분이라 정량 드신거세요...)

 

 

뒤늦게 나온 해왕짬뽕. 홍합과 해물은 조리되서 나오니까 한번 끓여서 낙지와 야채가 익으면 먹으면 된다.

비주얼 정말 무엇 ㅠ_ㅠ

 

 

보글보글, 정말 대박이다 : )

면이 들어가기 전과 후의 국물 맛이 확연히 다르다.

면이 들어가기 전엔 뭔가 거친 고추가루의 강한 맛이 칼칼한 육개장 같은 느낌이라면, 면이 들어가고 나면 비로소 짬뽕같은 느낌이 난다. 사실 만두가 맛있었다. 해왕짬뽕만 시켜 먹었다면 충분히 맛있게 먹었을텐데 먼저 먹은 왕짜장이 의외로 너무 맛있어서 미리 배를 채우는 바람에 짬뽕에 대한 느낌이 희석된 것 같아 아쉽다.

 

 

늦은 점심을 챙겨 먹고, 터미널 근처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이제 작별 : )

암탉이 될때까지 힘내 병아리!

다음엔 어린이까지 셋이 보기로 하고 쿨하게 이별. 잘가!

 

 

우린 여기까지 왔으니 일몰 보고 가지고 비응항으로 다시 차를 돌렸는데 구름이 너무 많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지경. 심지어 일곱시가 넘은 시간인데 해가 넘어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아쉬움을 뒤로하고 서둘러 대전으로 돌아왔다.

 

공주를 지나고 나니 하늘이 붉게 타오르던데 그때 시간이 8시 반이 넘었어서 여름엔 노을 보러 못오겠다..생각했다. 

대전까지 다시 되돌아오려면 시간이 너무 늦네, 그러고보니 일몰을 보겠다고 캠핑도 갔는데... 못봤어 ㅠ_ㅠ

벌써 몇번째 허탕이지... 세번째 같다. 흑흑, 담엔 꼭 노을 보고 싶다. 노을!

 

 

댓글6

  • 니트 2021.07.01 07:11

    맞아요
    친한 사람과는 멀 먹어도 맛있고
    불편한 사람과는 멀 먹어도 맛없죠
    그래서 옛날 대학원 다닐때 회식하러가서 교수님 앞에 앉으면 뭘 먹어도 맛이 없....


    우리는 봄이가 접대묘 역할을 가아끔 해요
    보통은 쫄보라 숨어있는데 가끔 만만해보이는(=자기한데 들이대지 않고 큰소리 내지않는 성인) 사람이 오면 나와서 살랑거리더라구요


    어째 두통은 다 나으셨나모르겠네요
    두통 있음 아무것도 하기 싫던데.. ㅜ
    얼른 두통 떨쳐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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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아리 2021.07.01 08:27

    진짜 다 너무너무 좋았어요! 밤이의 환대, 맛있는 음식과 술, 항상 재밌는 수다, 다음날 군산 가는 길의 풍경, 바다, 짬뽕까지! 행복한 추억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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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후까 2021.07.01 09:59 신고

    밤이가 애교냥이군요.. 마중나와주는 고양이라니.. 하흙,, 음식사진 너무 좋네요. 보면서 꿀꺽 꿀꺽 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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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damduck01.com 담덕01 2021.07.01 16:47 신고

    와~ 너무너무 좋은 시간 보내셨네요.

    "우리는 지금까지 딴 세상에 살았나 싶은게 이질감이 들었다."
    이 말에 100% 공감합니다.
    저야 출근해서 점심은 외식을 하지만 저를 제외한 우리 가족은 1년 반 동안 외식을 한 게 다섯 손가락에 꼽혀요.
    그런데 식당이나 술집에는 사람이 참 많더라고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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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착히 2021.07.01 19:06

    저도 조만간 군산 갈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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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sisterdaisy.tistory.com 데이지언니 2021.07.12 17:00 신고


    구독합니다. 최근에 티스토리를 시작했어요.진심담긴 글이라 반갑습니다. 자주 놀러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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